|
|
|
|
|
| 매머드급 물량 나와도 걱정 앞서는 건설업계 |
|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12-03-30 20:01
조회 : 7346
|
|
|
원주~강릉 철도 입찰공고 추정금액에 촉각
“이번에는 얼마나 깎여서 나올지, 고민스러울 뿐입니다.”
극심한 수주난 속에 매머드급 물량인 원주~강릉간 철도 노반시설 공사의 입찰공고가 임박했지만 건설업계 업무 담당자들의 얼굴에는 어쩐 일인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응찰을 준비 중인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원주~제천 복선전철에서 12.5%, 수도권고속철도에서 30.9%가 깎였다. 하반기 공사물량은 더 없을 거라고 하는데, 안 들어갈 수도 없고ㆍㆍㆍ”라며 말끝을 흐렸다.
대형사들의 집계에 따르면 작년 중앙선 원주~제천간 노반공사 4개 공구는 7856억원이었던 당초 발주계획상 공사비가 6877억원으로 979억원이 깎였다. 수도권 고속철도 9개 공구는 1조8388억원에서 1조2711억원으로 무려 5677억원이 삭감됐다.
기획재정부와의 총사업비 협의에 앞선 조달청의 설계단가 적정성 검토과정에서 공사비 삭감이 단행되고 일부 발주기관은 이를 다시 치는 사례도 있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실시설계에 문제가 있다면 관련 단가를 재검토해 조정하는 것은 발주기관의 당연한 책무다. 도가 지나친 게 문제란 게 업계의 지적이다.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실시설계를 통해 산출한 설계금액을 30%까지 삭감했다면 해당 설계사부터 제재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그런 징계가 없는 것을 보면 결국 예산절감을 위한 조달청, 발주기관의 성과 경쟁 아래 건설업계만 피멍이 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속도로, 택지조성 등의 다른 공사도 그렇지만 여러 공구가 한번에 쏟아질 때 공사비 삭감 폭이 가장 두드러진 것도 같은 이유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공사비 폭감에 68% 내외인 유사 철도공사의 낙찰률까지 고려하면 실행률은 105%를 넘어가고 에스컬레이션을 해도 이익이란 꿈도 못 꿀 처지”고 답답해했다.
문제는 이런 실행률에도 불구, 입찰 경쟁률이 수십대일까지 치솟는 점이다. 30% 이상 금액이 깎인 수도권 고속철도만 해도 18대1에서 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사비와 관련한 건설업계의 어떤 호소나 반발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같은 공사의 원가를 10% 줄이든, 늘리든 간에 낙찰률이 똑같이 70% 내외로 나온다면 국민의 예산을 대신 집행하는 정부 입장에서 원가를 10% 늘리기 위해 국민을 설득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중견사의 한 관계자는 “현금이 급한 경영위기 업체, 실적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찰업체 등 업체별 사정이 제각각인 게 변수”라며 “덤핑투찰을 막기 위한 업계의 자정 노력과 더불어 저가낙찰을 막을 제도적 수술이 없이는 ‘제값 받고 제대로 시공하는 풍토’는 일장춘몽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경제신문 김국진 기자 jinny@
|
|
|
|
 |
|
|
